경북의 한 대기업 공장에서 35년 넘게 일한 A씨는 작년 연말 정년퇴직을 했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았고, 가입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국민연금 예상 수령액이 월 200만원을 넘는다. 하지만 연금을 받으려면 만 63세가 되는 2027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게 문제였다. 결국 A씨는 생활난에 연금을 앞당겨 받는 ‘조기 노령연금’을 신청했고, 그 결과 월 수령액은 170만원 아래로 줄었다. A씨는 “생활비가 필요한 데다, 재취업도 쉽지 않아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제조업이 발달한 ‘공업 도시’일수록 국민연금을 미리 당겨 쓰는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 후 재취업이 어려울 뿐 아니라, 연금 수급액이 상대적으로 높아 조기 연금에 따른 손 백경게임랜드 해를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백형선


11일 국민연금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서영석(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6월 기준 전국 시군구 중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 비율이 가장 릴게임한국 높은 곳은 울산 동구(37%)로, 가장 낮은 전북 고창군(8%)의 4.6배였다. 전국 평균은 16.1%였다.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의 지역별 수치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일정 나이(만 60~65세)가 되면 ‘노령연금’이란 이름으로 남은 평생 매달 연금을 준다. 하지만 사정에 따라 ‘조기 노령연금’을 신청하면 이를 최대 5년까지 릴짱 앞당겨 받을 수 있다. 생계가 어려운 고령층의 소득 공백을 메우려는 취지인데, 대신 앞당겨 받는 기간에 비례해 연금액은 줄어든다. 그럼에도 조기 노령연금 수급자는 올 6월 기준 100만2786명으로 계속 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조기 노령연금 신청률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제조업 도시’들이 상위권을 사실상 싹쓸이했다. 자동차·조선·석유 골드몽게임 화학 기업이 밀집해 있는 울산은 동구에 이어 북구(35.8%), 중구(28.6%), 남구(28.4%), 울주군(26.8%) 등이 전국 시군구 중에서 각각 2위, 5위, 6위, 7위를 차지했다. 경북 구미(34.9%)는 3위, 경남 거제(29.6%)는 4위, 경남 창원(28%)은 7위, 경북 포항(25.9%)은 8위였다. 각종 대기업이나 조선소, 제철소 등이 바다이야기게임2 몰려 있는 곳들이다. 이와 달리 농·어업 지역들은 조기 노령연금 신청 비율이 매우 낮았다. 전국 시군구 중에선 전북 고창에 이어 전북 부안(8.1%), 충남 태안(8.3%), 전남 신안(8.4%) 등의 순이었다.
조기 노령연금 신청률이 지역마다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연금 수령액 수준과 고령자의 재취업 가능 여부가 지역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제조업이 발달한 지역에선 대부분 연금액이 높아 연금이 일부 줄어들어도 생활이 가능하고, 연금 외에 다른 소득을 얻기 어렵다. 울산의 한 국민연금공단 지사 관계자는 “정년 후에도 촉탁직으로 더 일할 수 있는 기업도 있지만, 소득이 대폭 줄거나 연금 수령까지는 공백이 생겨 조기 연금을 신청하는 경우가 꽤 된다”며 “하청 업체 퇴직자들은 당장 생계가 급해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결국 제조업 지역일수록 그때까지 고액 연봉으로 쌓아뒀던 연금을 헐어 쓰는 것이다.
반면 농촌 등에선 일하는 나이에 제한이 없어 손해를 보며 연금을 헐어 쓸 이유가 없다. 농·어업 지역과 함께 서울 서초구(8.5%)·중구(8.6%)·강남구(8.8%)·종로구(9%) 등도 조기 연금 신청률이 낮았는데, 이는 연금 말고도 상대적으로 다른 재테크 투자율이 높고 노후에도 일할 기회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022년 건강보험 피부양자 유지 소득 기준이 연 34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진 것 역시 조기 노령연금 신청률이 증가한 이유로 꼽힌다. 연금액이 너무 높으면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이 박탈돼 지역 가입자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조기 연금 신청으로 연금액을 줄인다는 것이다. 장재혁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는 “공단 지역일수록 연금을 많이 헐어 쓴 것은 해당 지역에서 퇴직 후부터 연금 수령까지 소득이 끊기는 ‘소득 크레바스’가 심하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며 “노동계가 정년 연장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했다.